꽃다발같은 사랑을 했다 영화감상회 (스포 有)

2023. 6. 18. 01:41작품 후기 및 추천





Q : 무기(남주)가 결혼하자고 하며 헤어지자는 키누(여주)를 붙잡던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A : 사랑이죠.
많은 남자들이 공감하고.. 씁쓸해 하고 그럴듯.

여자도 그런경우가 있지만
남자가 경제적인 부분을 더 담당하려는
성향이나 상황이 더 많죠.

무기의 청혼은,
'한번만 더 기회를 줘
이제는 경제적인 여유도 생겼고
자리도 어느정도 잡았으니
예전처럼 꿈꾸던 너와의 현상유지를 실현할 수 있어.'
가 아니었을까.

B : 현상유지를 실현한다라..  키누에게는 이미 유지되지 않고 깨진지 오래였던 거 아닐까 생각해요. 이미 그 전부터 '현상유지'에는 금이 가고 있었고 시간이 지나고 무기의 반응도 태도도 달라지면서 어쩌면.. 내가 좋아했던 무기가 아니라고 느껴졌을 것도 같아요. 한 마디로 변했다고 생각했달까. 그리고 그 금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해 깨져서, 그녀가 추구했던 사랑의 모양이 아니게 되어버렸죠.

전 무기의 마음은 사랑보단 안정감이 더 큰 거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무기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이젠 책도 영화도 연극도 들어오지 않고 애니팡같은 단순 쾌락으로 피로를 푸는 것에서 느껴졌달까. 그래서 어쩌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보단 안정적인 사람과 계속 함께하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을지도. 집안에서도 직장을 구하지 않으면 용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결국 그런 성격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근데 단순하게 봤을 때, 그냥 키누는 지금 행복하지 않은거예요. 겨우 자격증 따서 얻은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계약직에 이제 막 시작하는 이벤트 회사를 선택한 걸 보면 그녀가 추구하는게 어떤건지 조금은 알 수 있죠. 그래서 아마 무기와의 이별을 결심한 것도, 그러한 맥락 아닐까 싶어요.

전 이런 부분이 되게 현실적이라 느끼는게..  처음엔 둘이 엄청나게 잘 맞았잖아요. 매순간 놀라울정도로. 추구하는 가치도 같았고.(현실보단 낭만) 그런데 나중에는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서 결국 헤어진다는게... 뭔가. 진짜. 아이러니하면서도 실제로 삶과 인간관계가 그렇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되게 이상적으로 시작해서 현실적으로 끝나는 느낌을 받아가지고 여러모로 인상깊었답니다.


꽃다발이라는게 사실 되게 전 엄청나게 탁월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드는게. 어떤 꽃을 고르고 어떻게 조합하고 또 어떤 종이를 고르고 꾸미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특별해지잖아요. 또 그 안에 담겨진 마음은 온전히 그들만의 것이구요.

그런데 꽃다발이라는 것 자체만 보면 사실 여기에도 존재하고 저기에도 존재하고, 또 더 크게 보면 결국은 져버려서 절대 이전으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보면, 되게 일관되고 흔하고 누구나 겪을만한 일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이들의 사랑도, 자세히 뜯어보면 정말 특별하고 이상적이지만, 멀리서 봤을 땐 어쩌면 흔한 사랑얘기?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런 아이러니함이 너무 재미있고 공감되는 것 같아요. 삶도 사람도 진짜 아이러니하니까.


A :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면 키누는 옳은 선택을 한것인가.

자본주의사회에서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면서
낭만을 실현한다는건 비현실적인면이 없지 않아 있거든요.

양측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느쪽이나 서글픈건 마찬가지입니다. 관객에 입장에선 어느쪽에 더 공감하느냐. 가 감상포인트가 되겠죠.


두번째 기적을 마주했다로 영화를 마치는게 열린결말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너였다.
로 끝나는 무기엔딩이나

어쩌면 우리는 스쳐지나가지만
소중한 기억이었다. 끝은 어쩌면 아닐지도?
라는 엔딩도 생각해볼수있고

키누엔딩은 그려지지가 않아요.
어느 누구와도 낭만을 꿈꿀수 있을것만 같달까.
막차를 놓친상황에서 이야기 나누다가
타인을 합류한 상황을 보고
이 남자도 뻔해. 라고 자리를 벗어난 모습도 있거든.

의리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논리적으로나 상황에서나
키누에게는 헤어지는게 낫겠다 싶은 포인트가 많은데

키누의 새로운 회사 사장도 참 괜찮은 사람으로 묘사되거든요

키누 보스의 시점에서 영화를 이어나갔다면
보스는 오랜연인관의 헤어짐을 조장하는 나쁜놈일까요?


주인공커플이 사회초년생으로 그려졌다는면에서 저는 감독이 현대사회에서
성인이 된 아이들의
풋사랑을 표현한게 아닐까 싶어요.

예전시대에는 어느정도 나이가 차면 결혼하고
가정을 맺고 하니까 풋사랑이라하면
학창시절만을 한정하죠

하지만 지금의 세상은 다르니까.

사회초년생 스물다섯 이십대후반에게도 이런 사랑이 있거늘. 서른 마흔에도 없을수가 없어요 사랑은. 서른에 첫사랑을 만나기도 하고. 그것을 새로운 사랑이라고 하기도 뭐한 시대죠.

날 가볍게만 보는 남자들을 지나
어쩌면 좀 더 철이 든 남자와
진득한 첫사랑을 하는 키누에게눈
첫사랑으로 다가올 인연도 있었을수도.

이런 맥락에서 주인공 둘은 풋사랑이 맞다고 봐요.